[2021 블루리본서베이] 우리의 일상을 멋스럽게 만들어 줄 새로운 맛집: 뉴 테이스트 ①

우리의 일상을 멋스럽게 만들어 줄 새로운 맛집: 뉴 테이스트 ① by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

글. 사진 김혜준

재빠르게 변화하는 외식업계의 흐름 속에서도 차분하고 깊이 있게 준비해 문을 여는 크고 작은 외식 업장들이 있다. 레스토랑, 식당, 커피와 디저트, 칵테일, 차 등 우리의 일상을 더욱 멋스럽고 풍요롭게 만들어 줄 새로 오픈한 곳들을 편안한 시선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클래식 이탈리안 레스토랑 일 리조 Il rizo, 디저트 카페 젤라떼리아 도도 Gelateria DODO, 이탈리안 가정식 카밀로 한남 Camilo Hannam, 프렌치 레스토랑 푸드 실방 FOOD SYLVAIN 등 새로이 관심을 받고 있는 4곳을 추천한다.

1. 일 리조 Il rizo

클래식 이탈리안을 표방하는 일 리조는 시기적으로는 작년 10월에 오픈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다. 신사동 골목 안에서 조용히 손님을 맞이하는 차분함이 요리의 스타일에도 그대로 닮아 있어 남다른 풍미와 맛을 담은 파스타를 좋아하는 마니아 층이 생겨나고 있다. 600년 전통의 나폴리 파스타 명가인 라 파브리카의 파스타면이나 홀토마토 제품들의 퀄리티는 물론 표현하는 조리법에도 꾸준한 시간과 정성이 담겨 있다.

저온 조리한 문어와 감자 그리고 여릿한 루콜라, 싱그러운 올리브 오일의 조합은 늘 당연하면서도 입맛을 끌어올리기에 부족함이 없는 안티파스토(모둠 전채요리)로 활약한다. 특히 직접 절구에 빻아 만든 바질 페스토를 사용한 메제 마니케의 크리미한 유질감과 파스타의 흡착미 또한 뛰어나다. 알리오 올리오와 함께 조금 더 맛에 액센트를 주는 아마트리치아나 또는 메제 마니케를 함께 주문하면 맛의 변주를 풍성하게 즐길 수 있다.

점심에는 주로 파스타를 선택하게 된다면 저녁은 흑돼지 스테이크와 같은 보다 본격적인 요리로 선택지를 넓혀 보기를 추천한다.

전화 02-544-1980  주소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 42길  23

영업시간 11:30~22:00 | 일요일 휴무

2. 젤라떼리아 도도 Gelateria DODO

송파에 처음 1호점을 낸 지 1년만인 4월 15일 신사동에 2호점을 낸 젤리떼리아 도도에서는 재료 본연의 맛과 텍스처를 살리되 다양한 맛의 조합을 고심해서 만드는 메뉴를 만날 수 있다. 이 맛과 이 맛을 섞어 보면 어떨까? 라는 고민을 제품으로 답하는 느낌이랄까. 완벽한 텍스처와 딱 떨어지는 미감보다는 호기심 많은 노력쟁이가 만드는 다채로운 선택을 원하는 이들에게 강하게 추천하고 싶은 곳.

 

라틴 아메리카 지역의 전통적 우유잼인 돌체 레체라던가 한라봉 루이보스, 마롱 글라세, 밤과 배 소르베, 이스파한(장미) 같은 메뉴들은 물론, 계절감을 빠르게 반영한 수박 소르베나 샤인머스캣 요거트도 준비되어 있다. 구운 피스타치오의 고소하고 묵직함과 브리치즈와 사과잼의 풍부한 풍미의 조합도 마니아들을 설레게 하는 추천이다.

맞은편 식부관에서 폭신한 플레인 식빵을 한 통 사서 젤라토 샌드를 해 먹는 팁 또한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전화 02-421-8497  주소 서울시 강남구 언주로 164길 41

영업시간 12:00~22:00 | 월요일 휴무

3. 카밀로 한남 Camilo Hannam

합정동에서 카밀로 라자네리아, 첸토페르첸토를 운영하고 있는 이탈리아 요리사 김낙영 셰프가 한남동에 작은 이태리 밥집을 열었다. 3월 봄의 에너지를 가득 안고 오픈한 카밀로 한남은 옥동식 한남점 3층에 위치하고 있다. 입구에서 키친을 통과해 홀로 이동하는 재미있는 동선은 식사 전 요리에 대한 후각과 시각을 극대화시키는 장치가 되어 주고 테이블에 앉은 후 발견하는 창 밖의 기왓장은 도심에서 쉽게 느끼지 못하는 정겨움을 전해주기도 한다.

점심은 한상 차림(런치 세트), 저녁은 코스로 구성이 된다. 첫 예약으로 점심 식사를 하고 바로 다음 예약을 할 정도로 만족감이 높았던 경험이었다. 특히 저녁은 생선이나 육류 메인의 섬세한 조리를 즐길 수 있어 와인을 꼭 주문해야 한다는 점, 잊지 말도록. 이탈리아 루카 지역의 주파(수프)를 떠올리며 만들었다는 가르무지아는 갈비를 우려낸 고소하고 깊은 국물의 맛에 봄의 정령들이 가득 들어찼다. 아스파라거스, 완두콩, 브로콜리, 당근, 샐러리가 내는 맑고 고운 맛이란. 진한 라구가 채워진 카밀로 한남의 라자냐는 기가 막힌 응축미를 담고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차분하게 진행되는 서빙은 평범한 이태리 밥집에서가 아닌 한남동의 프라이빗 키친에서 즐기는 듯한 우아한 식사를 완성시켜준다.

전화 0507-1389-8622 주소 서울시 용산구 한남대로20길 61-7

영업시간 12:00~15:00/18:00-21:30 | 주말 11:30~14:30/18:00~21:00 | 매주 월요일, 둘째, 넷째 주 일요일 휴무

4. 푸드 실방 FOOD SYLVAIN

망원동의 힙함은 젊은이들을 위한 간편하고 가격대가 저렴한 스낵의 느낌이 강했다면, 갓 오픈한 푸드 실방의 요리들은 그것보다는 조금 더 어른의 맛이 가진 원숙미를 보여준다. 프랑스 르 꼬르동 블루 출신의 선정석 대표는 10여 년의 시간 동안 교단에서 조리과 교수로 재직한 후 클래식하지만 접근성이 좋은 부숑(프랑스 리옹 고유의 전통 음식점)의 음식을 선보이기 위해 푸드 실방의 문을 열었다.

Flat m(플랏 엠, 인테리어 회사)의 감각적인 인테리어에 덧입혀진 선정석 대표의 음식은 강한 간과 진한 풍미의 집합체로 와인과 함께 하기 좋은 맛의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오리 콩피를 크로켓으로 말아 튀겨낸 애피타이저는 입에서 살살 녹아내리는 분질감과 오리 콩피의 촉촉한 식감을 잘 담고 있다. 뿔소라를 달팽이 요리처럼 해석해 내는 토스트는 푸드 실방의 시그니처. 큼직하게 썰어진 뿔소라와 버터리한 시즈닝을 후후 불어가며 토스트 위에 얹어 먹는 그 맛이 꽤나 편안하다. 메인으로 맛 본 소볼살찜은 설깃 설깃 포크와 나이프로 풀어내면 장조림과 같은 비주얼을 보여준다. 적극적으로 듬성듬성 썰어 맛보는 편이 더욱 그 깊이감을 느낄 수 있다. 구운 생아귀로 만든 보리 리조토는 새우 머리로 낸 진한 소스와 잘 어우러진다.

푸드 실방이 지향하는 음료나 와인을 식사하면서 손님들이 쉽게 꺼내 마실 수 있는 시스템과 펼쳐진 키친의 분위기로 구상한 인테리어는 그저 편하고 즐겁게 즐길 수 있는 프랑스 리옹 어딘가의 작은 부숑의 그것과 닮아 있다.

전화 없음  주소 서울시 마포구 포은로 61   인스타그램 : @food_sylvain

영업시간 12:00-15:00/17:00~20:30 | 월요일 휴무

 

필자 소개 김혜준

사회에 나와 첫 직장인 프랑스 레스토랑 홀에서 처음 일을 시작하고 프랑스 제과를 정식으로 공부했다.

입맛이 뛰어난 미식가이기보다는 맛의 조합과 구성을 좋아하는 즐식가가 되고 싶은 업계 14년차,

현재는 푸드 콘텐츠 디렉터로 일하고 있다.

※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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