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완연한 여름이 다가왔습니다. 무더운 날씨와 매미 소리, 그리고 소나기를 싫어하는 사람은 있어도, 여름 휴가는 모두의 마음을 설레게 하지요. 자유롭게 해외여행을 떠나는 것은 아직 부담스러운 시기이지만 여전히 당신의 여름을 빛내 줄 멋진 방법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훌륭한 음식의 미덕은 멀리 가지 않고도 일상을 벗어난 듯한 특별한 감정을 선사한다는 것입니다. 미쉐린 가이드가 소개하는 레스토랑 6곳에서 맛으로 떠나는 여름 바캉스를 즐겨 보세요. 특별한 스타 레스토랑부터 훌륭한 요리를 맛볼 수 있는 플레이트 레스토랑과 합리적인 가격에 만족도 높은 식사를 할 수 있는 빕 구르망까지 다양하게 모아 보았습니다.
보트르 메종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1 1스타
‘당신의 집’을 뜻하는 보트르 메종. 오랜 시간 서울에서 프렌치 퀴진을 펼쳐 온 박민재 셰프의 섬세하고 차분한 코스 요리를 맛볼 수 있습니다. 입맛을 돋우는 아기자기한 아뮤즈 부셰부터 디저트에 이르기까지, 클래식 프렌치 코스를 선보입니다. 우아하고 정중한 분위기에서 따뜻한 서비스를 받으며, 잠시 일상의 바쁨을 잊고 미식 경험에 집중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미쉐린 가이드의 평가
유행에 흔들림 없이 묵묵히 한길만 걸어온 박민재 셰프의 ‘보트르 메종’.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언제 찾아도 한결같은 프렌치 요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은 신뢰를 주는 레스토랑이다. 박민재 셰프는 고객의 소중한 시간과 돈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 마음가짐에서 좋은 음식이 만들어진다고 믿는다. 그래서인지 ‘보트르 메종’에서는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차분한 흐름의 코스 요리를 경험할 수 있다. 우아한 다이닝 공간, 우직한 셰프의 신념이 담긴 프렌치 요리, 여기에 편안한 서비스까지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볼트 스테이크하우스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1 플레이트
많은 사람들에게 특별한 날 가장 먹고 싶은 음식 중 하나가 ‘스테이크’로 꼽힙니다. 미쉐린 가이드가 소개하는 볼트 스테이크하우스에서는 미국 현지의 유서 깊은 스테이크하우스에 온 듯, 정통 미국식 스테이크의 맛과 멋을 즐길 수 있습니다. 잘 숙성한 미국산 프라임육을 두툼한 두께로 커팅한 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육즙 가득하게 구워내 서빙하는 이곳의 스테이크는 레드 와인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와인 리스트를 들여다보게 만듭니다. 아늑하고 정중한 레스토랑 특유의 분위기도 특별한 기분을 선사합니다.
미쉐린 가이드의 평가
400여 종의 위스키를 보유하고 있는 볼트+82 건물 2층에 자리하고 있는 볼트 스테이크하우스는 인테리어에서부터 맛과 품질에 이르기까지 미국식 정통 스테이크 하우스를 표방한다. 미국 농무부가 인증한 프라임육 중에서도 항생제와 성장호르몬을 주입하지 않은 소고기만을 엄선해 사용하므로 품질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곳이기도 하다. 28일과 14일간 건조 숙성시킨 스테이크가 주메뉴로, 다양한 소고기 부위를 제공한다. 여러 가지 사이드 디시와 한 가지 디저트로 구성된 메뉴도 합리적이다.
스바루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1 빕 구르망
소바는 일본에서는 아주 일상적인 음식이지만, 그렇다고 단순한 맛의 음식은 아닙니다. 담백하고 슴슴한 메밀 면과 셰프의 솜씨가 만나면 다채로운 맛과 향의 세계로 미식가들을 이끄는 도화지 같은 매력이 있습니다. 스바루에서는 일본 나가노현의 메밀 소바를 모티프로 삼아 담담하면서도 섬세한 맛의 세계를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소박하지만 정갈한 소바 한 끼로 여름 무더위를 잊어 보세요.
미쉐린 가이드의 평가
“소바의 본고장과 다름없는 맛을 구현하여 고객에게 최고의 소바를 제공하겠다.”는 철학으로 끊임없는 연구와 개발을 지속해온 강영철 셰프. 오랜 일본 생활에서 경험한 소바의 순수한 맛에 매료되어 지금까지 소바를 위한 한길을 걷고 있다. 강영철 셰프는 별도의 제면실을 두고 전통 방식으로 그날그날 소바 면을 뽑는데, 밀과 메밀의 비율을 2:8로 맞춘 니하치 스타일의 소바를 고수한다. 소바의 순수한 맛이 강점인 자루 소바를 비롯해 깊은 감칠맛의 오리 메밀과 들기름 메밀이 스바루에서 가장 인기 있는 대표 메뉴이다.
라모라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1 플레이트
라모라는 와인과 이탈리아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늘 회자되는 공간입니다. 정통성 있는 맛에 기반하면서도 셰프의 위트를 더한 라모라의 이탈리안 요리는 소믈리에의 와인 추천과 만나 더 훌륭한 미식 여행을 떠나게 합니다. 다양한 전채요리와 파스타, 메인 요리, 디저트에 이르기까지 이탈리아 어느 지역의 손맛 좋은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식사를 즐기는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미쉐린 가이드의 평가
소믈리에와 셰프 형제가 운영하는 라 모라는 서래마을의 작은 골목에 자리한 이탤리언 레스토랑이다. 심플한 인테리어에선 고급스러움이 묻어나며, 모던하면서도 클래식한 느낌을 준다. 느릅나무 고재로 만든 테이블과 그 위에 놓인 명품 식기에서 형제 오너의 취향을 엿볼 수 있다. 이탈리아의 다양한 지역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이곳의 추천 메뉴는 저온 조리해 식감이 연하고 육즙이 풍부한 토스카나 지방의 대표 음식인 피오렌티나 스테이크다. 한편, 레스토랑 한쪽에 작은 바도 마련되어 있다
레드문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1 플레이트
매력적인 분위기로 잠시 외부 공간을 잊게 만드는 레드문에서 재미있고 트렌디한 미각 여행을 떠나 보세요. 중국 쓰촨 지방의 향신료인 마라, 즉 화자오를 테마로 다양하고 창의적인 요리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고량주를 사용한 독창적인 칵테일 메뉴와 쓰촨식 면 요리 등 흥미로운 메뉴를 조합하는 것도 하나의 재미입니다.
미쉐린 가이드의 평가
쓰촨식 타파스 바를 표방하는 레드문은 한남동의 비밀스러운 공간에 자리하고 있는 데다 작고 붉은 달이 간판의 전부여서 초행길에는 찾기 힘들 수도 있다. 스피크 이지 바 콘셉트의 은밀한 출입문으로 들어서면 ‘참지마라(參知麻辣)’, 즉 참된 마라의 맛을 함께 알아가자는 의미를 지닌 한자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매콤한 파스타의 차가운 쓰촨식 비빔면과 매운 고추가 듬뿍 들어 있는 라즈지에 고량주로 만든 특제 연태 칵테일 한 잔을 곁들이면 매운맛을 한껏 느낄 수 있다. 재기발랄한 마라 타임을 즐겨보길.
툭툭 누들 타이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1 빕 구르망
여름 휴가를 떠올릴 때 가깝고도 친숙한 태국은 늘 손에 꼽히는 여행지입니다. 방콕의 어느 골목에 방문해 맛있는 현지 요리를 즐기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툭툭 누들 타이에서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준수한 식사를 즐길 수 있습니다. 태국 출신의 셰프들이 한국에서 재배한 파파야와 타이바질 등 싱싱하면서도 태국 현지의 맛을 낼 수 있는 식재료를 찾아 친근하면서도 소탈한 태국 현지의 손맛을 전하고 있습니다. 음식의 맛도 물론 좋지만 인테리어 소품과 매장의 음악까지 태국의 여느 음식점을 떠올릴 수 있게 해 잠시 일상을 잊게 합니다.
미쉐린 가이드의 평가
현지에서 경험할 수 있는 정통의 맛을 국내에서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임동혁 사장과 태국인 셰프가 의기투합해 오픈한 툭툭 누들 타이는 바로 이러한 취지로 탄생한 태국 음식 전문점이다. 이곳에선 레몬 그라스와 고수, 라임과 코코넛 밀크 등 태국 음식에서 빠질 수 없는 재료를 이용해 특유의 시큼 달달한 맛의 음식을 선보인다. 셰프의 넉넉한 인심과 태국 현지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인 이곳에서 파란색 툭툭(Tuk Tuk)과 함께 이국의 정취를 느껴보길 바란다.
작성자 Julia Lee
미쉐린 가이드 서울 디지털 매거진 에디터이며, 한국을 기반으로 전 세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푸드 저널리스트다. 전 세계의 셰프의 손끝에서 탄생하는 요리의 철학과 문화를 폭넓게 다루고, 인류의 식생활을 혁신하는 푸드테크 기술과 스타트업에 대해 이야기한다. 솥밥 요리하기를 즐기는 자타공인 샴페인 애호가다.